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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70주년, 이제는 꼭 '민간인 학살' 진상을 밝혀야

홍성군, 용봉산 기슭에 평화인권공원 등 추모공간 조성해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 국회 통과해
한국전쟁의상흔아물지않아,홍성서 1000여명 이상 희생

한기원 기자 / hjn@hjn24.com입력 : 2020년 06월 25일

↑↑ 용봉산 국민보도연맹희생자추모비 앞에서 열린 홍성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 홍주일보

용봉산 국민보도연맹희생자추모비 앞에서 열린 홍성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제.

1950년 6월 25일. 올해는 뼈아픈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기록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전쟁을 전후로 충남도내는 물론 전국적으로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희생자들은 주로 국민보도연맹원, 형무소재소자, 부역혐의자, 우익단체 간부, 군·경 가족, 피난민들과 선량한 주민들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우리의 군인이나 경찰, 또는 인민군에 끌려가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빈발했던 것이다. 당시 희생당한 많은 사람들은 가족들에 의해 시신을 수습했으나 대부분의 시신은 수습되지도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전쟁 당시 인민군 점령기와 후퇴기에는 주로 우익 인사들이 끌려가 희생됐고, 인민군 후퇴 이후에는 치안 상태가 불안해 좌익이나 빨치산 등에 의한 사건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확인한 민간인 희생자 숫자만 전국적으로 1만2364명에 이른다. 다행히 활동이 중단됐던 진실화해위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에 다시 살아났다. 지난 5월 20일 열린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과거사법) 개정안 마침내 통과됐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한국전쟁 당시 우리의 군인과 경찰에 의해 저질러졌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과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낮에는 대한민국, 밤에는 인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면서 선량한 주민들조차도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상대에 도움을 줬다는 의심이 들면 가차 없이 처형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70년 전 한국전쟁 때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이렇게 민간인 학살은 전국적으로 최소 1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이다.

실제로 홍성지역에서도 1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50년 7월 11일 홍북면 신경리 산79 일원 용봉산 골짜기에서 60~100여명의 민간인이 집단 처형됐으며, 광천 폐금광굴에서는 1950년 6월부터 10월까지 2차례에 걸쳐 보도연맹원과 부역 혐의 등으로 최소 60여 명이 군경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갈산면 행산리 이동마을 뒷산의 금광굴 등이 홍성의 대표적인 민간인 살해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는 분단과 좌우 대립의 역사에서 잊혀진 존재였다고 지적한다. 진실화해위가 역사적 실체를 벗겨냈다고는 하지만 진실규명까지의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하다. 민간인 희생자 유족은 동족을 학살하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진실을 기록으로 남겨 역사적 망각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따라서 홍성군도 민간인 학살지로 대표되는 용봉산 기슭에 평화인권공원 등 추모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이는 군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현대사의 아픔을 완화하고 치유해 충남도청 홍성시대 군민 통합과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이루는 '공간' 마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추모공간'은 단순히 홍성지역의 보도연맹사건이나 민간인 학살에 대한 사업의 일환을 넘어 지역의 근현대사를 아우르는 역사교육의 공간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또한 지역사회의 충분한 여론수렴이 우선돼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따라서 '추모공간' 조성사업은 이념을 뛰어넘어 모든 민간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대결이 아닌 화합의 상징으로 기억될 수 있는 사업이 돼야 할 것이라는 여론에 주목할 때이다.

한국전쟁 70주년을 앞둔 지난 5월 과거사법 개정안이 힘들게 통과됐지만 아직 갈 길은 먼 상태다. 유해를 발굴하고 피해자에게 합당한 배상을 하는 일, 과거사재단 등을 꾸리는 일 등 법적 근거가 부족해 미뤄뒀던 70년 묵은 과제를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야 한다. 특히 지방자치시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해결의지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아직도 6·25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은 아물지 않은 채, 역사의 흐름과 함께 도도히 숨 쉬며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유가족들과 국민들의 뼛속을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한기원 기자 / hjn@hjn24.com입력 : 2020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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