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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초] 수업도 행복 학생·교사·마을 모두가 행복


이창섭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13일

↑↑ 학생들이 국선도 수업 시간에 꽈배기 자세를 따라 하고 있다.
ⓒ 해남신문

↑↑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방과후 수업의 하나인 태권도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 해남신문

↑↑ 강정금 교장이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그림책 읽어주기를 하고 있다.
ⓒ 해남신문

↑↑ 소프트웨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 해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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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행복과 꿈을 최우선하다

"하나, 둘, 셋, 얍~."

지난 8일 흑석산 정기 아래 자리한 계곡초등학교. 태권도복을 입은 학생들의 우렁찬 기합소리가 학교 운동장에 울려퍼진다. 오늘은 동아리의 날을 맞아 학교 운동장에서 태권도 방과후 교실에 참여한 학생들이 간단한 태권도 동작을 선보였다. 그동안 배운 태극장을 선보였는데 팔 높이나 발 동작이 조금 서툴지만 표정만큼은 국가대표급이다.

태권도를 비롯해 합창, 미술, 밴드 등 방과후 학교가 운영되고 있는데 단연 태권도가 인기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요청에 학교 측이 외부강사를 힘들게 영입해 올해부터 태권도 수업을 열었고 멋진 도복도 맞춰줬다.

오연아(4년) 학생은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며 "열심히 해서 검정띠를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용(6년) 학생은 "태권도를 배우고 싶어도 학원도 없고 읍내까지 멀리 나가야 하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배우니 편하고 정말 좋다"고 말했다.

계곡초는 학교자율사업선택제로 소프트웨어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교자율사업선택제는 도교육청의 사업에 공모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절차나 어려운 사업계획서 작성 없이 학교가 자율적으로 사업을 선택해 운영하는 것인데 계곡초는 4차 산업에 대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중점 지도하고 있다. 컴퓨터실에는 코딩과 3D프린터는 물론이고 노트북, 아이패드, 코딩 로봇, 드론, 360도 카메라, VR(가상현실) 등 다양한 기자재를 갖추고 있다.

또 교육의 전문화를 위해 순천대학교 산학협력팀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는 컴퓨터교실을 열고 있다. 이밖에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체험하는 정보영재교육을 마련해 로봇을 활용한 꼬리 잡기 놀이와 택배 배달 미션 등 코딩의 원리를 익히고 로봇을 조작해보며 컴퓨터적 사고력을 높이는데도 힘쓰고 있다.

계곡초는 학교 운동장이 천연잔디다. 당초 인조잔디로 만들어질 계획이었지만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이 힘을 모아 천연잔디로 만들어줄 것을 교육당국에 요구해 받아들여졌고 눈부신 천연잔디는 계곡초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계곡초의 교육목표가 왜 '더불어 신나게 배우고 깨단하며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업도 행복하게, 행복에 인성을 더하다

"발끝은 세우고 손은 뒤로 짚고 앞으로 쭉~, 고생한 내 발한테 고마움을 표현하세요. 그리고 할 수 있는 만큼만 동작을 하세요. 꼭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지난 8일 동아리 활동 시간. 우리나라 요가라 할 수 있는 국선도 수업이 펼쳐졌다.

학생들은 담당 교사의 동작을 따라하며 꽈배기 자세 등 다양한 동작을 선보이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었고 교사는 동작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연신 내 몸의 소중함과 자존감, 경쟁이 아닌 모두의 행복을 강조했다.

김연우(3년) 학생은 "동작을 따라하며 몸과 마음이 힐링 되고 나와 남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며 "집에서도 배운 동작을 해보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계곡초는 모든 교과 과목은 물론 동아리 활동이나 창의적 체험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의 행복에 인성을 접목한 행복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 시간에는 장애인 인권의 중요성과 배려를 배우는 수업을 진행하고 역할극을 통해 장애학생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 또 위인전을 읽고 위인의 행동을 표현하며 충과 효를 배우기도 한다. 교사들은 수업 일주일 전에 교과수업 등에 행복과 인성을 어떻게 접목할지 서로 협의하고 논의해 프로그램을 보완하고 더 좋은 수업을 실천하기 위해 수업 나눔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아침을 기다린다. 교장선생님이 매주 학년별로 '그림책 읽어주기 활동'을 펼치고 6학년 학생들은 후배들을 위해 각 교실을 방문해 책 읽어주기 활동을 한다. 교장선생님과 선배들의 구연동화는 한 편의 멋진 만화가 되고 영화가 된다.

계곡초는 또 학생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묶어 '계곡동산'이라는 문집도 만들고 있는데 올해로 20년 째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활동은 학생들의 정서와 언어습관, 인성에 도움을 주고 행복 나누기를 체험하고 배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사도 마을도 행복한 학교

"교사들이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교사들 입장에서 교과활동을 재구성하는 등 자율성이 보장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김은경 교사는 해남읍에 있는 학교에서 근무지 만기 후 다시 계곡초를 지원했다. 계곡초는 교사가 7명인데 만기가 돼도 나가려는 교사가 없고 나갔던 교사들도 다시 돌아오다 보니 초임 교사가 없다. 제일 막내가 6년 차 교사이다. 교사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그 안에서 행복수업을 창출하며 아이들의 꿈을 함께 키워가며 보람을 찾고 있는 계곡초 교사들은 이 곳이 해남에서 가장 근무하고 싶은 학교라 자평한다.

계곡초는 학부모가 방과후 학교인 미술 과목 강사로 나서고 있다. 해남군 노인일자사업을 통해 주 2회 학교 청소 등 봉사를 해주고 있는 80대 어르신은 이 학교 졸업생이기도 하다.

매년 동문회에서는 학생들에게 가방과 학용품을 선물하고 있다. 마을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조금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매년 12월에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모여 김장을 하고 마을 어르신들게 전달하는 것은 물론 학부모가 운영하고 있는 비슬안 농장에는 마을학교로 농장체험이 운영된다.

또 매년 11월에는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학생들의 공연과 작품을 선보이는 계곡종합예술제도 열리고 있다.

지난 1921년 성진공립보통학교로 개교한 계곡초는 내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올 2월까지 졸업생을 5463명 배출했다. 현재 전교생이 30명이지만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행복과 인성을 중시하는 100주년의 품격은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정금 교장은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갖고 반겨주는 따뜻한 학교,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과 특기를 길러주는 학교, 행복나누기 활동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을 가르치는 학교로서 앞으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계곡초는 현재 도서관이 교실 한 칸 규모로 협소하고 낡은 상태인데 교직원들은 공간 혁신을 통해 아이들에게 더 좋고 행복한 도서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도서관 공간 혁신'을 최우선 현안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 계곡초는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위해 '계곡의 메아리'라는 소식지를 발행하고 있다.

보통 두세달에 한 차례씩 발행하고 있고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여해 학생회 소식과 학교 행사, 학년별 소식은 물론 수업시간 이모저모와 병설유치원 모습, 달마다 이뤄지는 학생들 생일파티 소식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과 학교의 행복한 모습을 학부모들과 나누기 위한 것으로 '계곡의 메아리' 또한 '행복 나누기'의 일환이 되고 있다.
이창섭 기자 / 입력 : 2020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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