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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금을 울리는 소리, 허술한 이야기

[배선한의 영화이야기] '소리꾼'
배선한 시민기자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7일

↑↑ '소리꾼' 포스터.
ⓒ 뉴스사천

'소리꾼' 포스터.

역사적 상처와 회복, 그 질곡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했던 <귀향>, <에움길>의 조정래 감독이 그동안 천착해온 우리 것과 우리 역사, 특히 인간에 대한 관심의 연장선에서 판소리를 소재로 한 영화 <소리꾼>을 선보였다. 예고편 등으로 강조하는 홍보문구는 '가장 한국적인 뮤지컬 영화'인데,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정확히 판소리 영화다.

우리 음악임에도 비주류인 '판소리'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다소 취향을 탈 수 있다는 우려에 뮤지컬이라고 홍보한 듯하지만, 허술한 이야기를 판소리가 멱살 잡고 끌고 가는 형국이라 차라리 판소리를 앞세우느니만 못했다. (<서편제>라는 괜찮은 선례도 있지 않은가)

사라진 아내 간난을 찾아 떠나는 소리꾼 학규와 조력자들의 힘든 여정을 그린 <소리꾼>은 예상 가능한 스토리의 길을 따라 아무런 고민 없이 쭉 달려간다. 영화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는데 설정 자체는 나쁘지 않다만 진부함이 문제다. 대체로 음악 영화를 보며 난해한 복선이나 반전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전형적이고 진부한 이야기마저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주인공 학규역의 이봉근은 전문 국악인이다. 장점은 너무나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고 단점은 부족한 연기력이다. 문제는 이 둘의 간극이 너무 큰 데다 이 허술함을 봉합해야 할 줄거리마저 빈약하니 결과적으로 완성도가 처질 수밖에. 지루하고 빤함의 간극을 오히려 소리가 메우고 있으니 뭔가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 서사 대신 음악을 강조할 거라면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가는 게 백배는 낫다. 아니, 대놓고 불필요한 서사는 가지를 치고 전적으로 소리에 집중해버리던가.

아무튼 엉성하고 지루한 이야기와 어색한 연기의 틈을 메우는 '판소리'라는 우리 전통의 콘텐츠는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다. 소리는 오래 가슴에 남고 메시지는 감동적이지만 그 무게만큼 아쉬움 또한 크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 강력한 무기인 '판소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만듦새가 문제다. 초심을 잃지 않고 영화를 통한 울림과 각성을 생각하는 감독의 의지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이래서야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나 하겠는가.

배선한 시민기자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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