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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자아를 찾는 놀이다


송창섭 시인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7일

↑↑ 송창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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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섭 시인.

글쓰기라는 말을 들으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봅니다. 입에서 '글'이라는 말만 나와도 얘기를 채 듣기도 전에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한 마디라도 더 할라치면 그만 달아나듯 자리를 피합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도 만난 것일까요. 강한 거부감을 넘어 몸에 전율이 흐른다는 반응까지 보이는 이유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

어릴 적부터 아이들은 어른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강제성을 띤 글쓰기에 내몰립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일러 주는 것은 정서적 안정을 찾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 위한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지요. 나날의 삶을 기록하여 먼 훗날 자신의 역사를 되새기는 작업은 그 자체로도 무척 값어치 있고 흥미로우니까요. 하지만 어른들의 과욕으로 아이들이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린다면, 이는 아직 영글지 않은 성장 의식에 매우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오류를 주입하게 됩니다. 일찍부터 아이들은 글쓰기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부정적인 피해 의식을 갖는 역효과가 나타난다는 뜻이지요. 어른 입장에서는 글쓰기란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의무라 규정합니다. 틀림없이 도움이 되니 무조건 글을 쓰라 강요합니다. 저항할 힘이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글쓰기에 시달립니다. 이때부터 글쓰기는 거대한 짐짝이 되어 아이들의 자유분방한 생각들을 철저히 짓누릅니다. 스스로 찾고 만들어 가는 창의적인 활동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는 얘기지요.

낮은 곳을 찾아 물이 흐르듯 편안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면, 이는 머리를 쥐어짜는 노동이 아니라 행복 바이러스가 흘러넘치는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겠지요. 노동은 힘들고 어려운 행위입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기보다는 하기 싫어 피하거나 벗어나고 싶은 고역입니다. 그에 비해 놀이란 신이 나서 하는 자발적인 행위입니다. 놀이와 친하다는 것은 자유로운 활동을 전제로 합니다. 하고 싶다든지 하고 싶지 않다든지 하는 마음을 언제든지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긍정적인 동기 유발과의 친밀성을 뜻합니다.

글쓰기는 어떤 내용이든 자신이 걸어온 삶의 발자취를 근거로 삼습니다. 인간의 역사가 기록으로부터 출발하듯이 한 개인의 역사 또한 틈틈이 쓴 기록물이 뒷받침합니다. 스스로 겪은 사연을 어떤 형태로든 남긴다는 것은, 자신을 찾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비롯합니다. 새로운 자아의 발견은 과거에 새긴 흔적에서 더 많이 나타납니다. 글쓰기는 자아를 찾는 숭고한 여행입니다. 나의 육신, 나의 영혼이라 하여 내가 나를 가장 많이,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여긴다면 이는 안타깝고 가슴 아픈 오만입니다. 진정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존귀하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역사에 대해 무관심할 수가 없겠지요.

내가 나 자신을 어떤 말로써 비난하고 비하하더라도 나는 거리낌 없이 수용합니다. 그러나 타인이 나를 비난하고 비하한다면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더한 폭언과 막말을 쏟아 되갚을 겁니다. 나를 보호하고 치켜세우는 자존감 때문이지요. 버젓이 살아있는 나를 누가 감히 업신여기고 얕잡아 보는가 하는 오기의 반증인 셈입니다.

글쓰기는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잊힌 자아를 되새기는 가장 편하고 손쉬운 작업입니다. 내가 작가이고 감독이면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나의 이야기는 참 멋지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내가 서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요. 밋밋하게 사라져 가는 자신을 지금부터라도 일깨우고 붙잡아야 합니다. 글을 쓰면서 글맛을 들이고 글을 통해 자아 형상이 윤곽을 드러내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인생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송창섭 시인 기자 / 입력 : 2020년 07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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