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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순 교수의 지역에서 희망찾기 [44]麗水讚歌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2년 10월 26일(금) 16:16 [영주시민신문]

 

필자를 "호돌이 형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과 전남 여수를 다녀왔다. 충남 아산에서 산악자전거 동호회 회원으로 함께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연령층도 다양하고, 직업도 제 각각이지만, 같은 도시에 살며 같은 운동을 하면서 친구가 되고 형님 아우하는 사이가 되었다. 필자를 포함한 7명중 5명은 여수를 처음 가보는 사람들이었다.

여수에는 필자가 7년전 구입한 15평짜리 낡은 아파트가 있다. 필자가 은퇴하면 정착하기로 작정하고 미리 준비한 아파트이다. (그럴려면 12년이나 남았다.) 아내와 여수 오동도에 잠깐 들렀다가, 여수의 아름다움에 반했고, 3개월 뒤 바다가 보이는 언덕의 작은 아파트를 장만했다. 한동안 월세를 주었다가 올해 5월부터는 다시 필자 가족이 사용한다. 비록 30년전에 지은 아파트이지만 누구나 들어와보곤 감탄을 연발한다. 바닷가 전망은 고급호텔 부럽지 않단다.

7년전 아파트 구입당시 필자가 사는 충남 아산에서 전남 여수까지는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도 4시간 반이 걸렸다. 가장 짧은 국도를 이용해도 충남 공주, 전북 전주, 전남 순천 등의 도심을 통과해야 했다. 고속도로는 광주를 거쳐 돌아가야 했다.

특히 순천에서 여수로 들어가는 4차선 도로는 거의 죽음의 도로에 가까웠다. 여천 화학산업단지를 오가는 대형 트럭과 트레일러들이 곡선구간을 전속질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7년사이 고속도로가 뚫리고, 자동차전용도로가 생겨 4시간 걸리던 거리가 2시간 40분으로 단축되었다. 여수 엑스포 덕택이다.

여수는 필자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다. 고향도 아니고 가족이나 친척도 없다. 여수를 은퇴하면 정착할 곳으로 정한 이유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기후가 좋다. 바닷가라 여름에는 시원하다. 여수에는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는 가정들이 대부분이다. 여름철 습도가 높긴 하지만 해만 지면 시원한 해풍이 불어와 해결해준다. 겨울철에는 춥지 않고 온화하다. 영하로 내려가는 날도 드물고, 눈은 오지 않는다. 봄과 가을의 날씨가 얼마나 좋은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여수의 또 다른 장점은 신선한 먹거리가 풍부하다는 점이다. 여객선 터미널 근처 교동시장에 가면 항상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서울에서는 1-2만원을 주어야 먹는 게장백반이 여수에서는 8천원이다. 그것도 게장을 "무한리필"해준다. 해산물뿐만 아니라 신선한 야채도 넘쳐난다. 돌산도에서 사시사철 재배하는 채소나 곡물들이 매일매일 여수시내 시장으로 들어온다. 한 겨울에도 신선한 채소를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반도 지형인 여수와 다리로 연결된 돌산도의 해안경치도 절경이다. 돌산도를 한바퀴 도는 약 80킬로미터 해안도로는 자전거를 즐기는 필자에게는 최상의 피서코스이자 혹한기 훈련코스이다. 여수시내 해양공원을 출발해 돌산대교를 건너, 무슬포와 두문포를 거쳐 향일암에 올라 망망대해를 바라보면 그동안 마음속에 남아있던 묵은 때들이 말끔히 가셔진다.

올해 엑스포를 개최하기전까지 여수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고, 찾는 이들도 드물었다. 엑스포를 다녀간 사람들이 800만명에 가깝다고 하지만, 여수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엑스포 전시장 인파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수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아름답고 살기좋은 곳이 많다. 다만 널리 알려지지 않았거나 교통편이 조금 불편할 뿐인데, 단지 대도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혹은 대도시와 멀다는 이유로 "낙후"한 곳으로 치부된다. 지역신문에서라도 "아름답고 살기좋은 내고장"을 널리 알리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

영주시민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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