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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학살 유해 발굴과 5월의 의미

2019년 05월 15일(수) 16:05 [홍주일보]

 

가정의 달이라고 불리는 5월에도 여전히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충남 아산시와 한국전쟁기민간인학살유해발굴공동조사단이 지난 9일부터 한국전쟁기 제 7차 민간인학살 유해발굴을 아산시 염치읍 일대에서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4년, 정부와 국회에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을 촉구하기 위해 시민단체에서 시작한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이 6년째를 맞았다. 이번 염치읍 백암리 유해발굴은 지난해 2월 아산시와 공동으로 진행한 배방읍 설화산 유해발굴 작업의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마저도 유족들은 다행스럽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지역에 비해 아산시가 1억4000여만 원의 공식적인 예산을 세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자체가 무관심한 일로 일관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목되는 점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단체 처음으로 아산시가 지방보조금 사업으로 유해발굴을 벌여 최소 208명의 민간인 희생자의 유해와 550여 점의 유품을 발굴했다. 아산지역은 1950년 9월부터 1951년 1월에 걸쳐 인민군 점령시기의 부역혐의로 민간인 800여명 이상이 적법한 절차 없이 희생됐다. 그런데 비단 아산시만의 일일까. 홍성도,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국전쟁기 정부에 의한 민간인학살이 전국적으로 무자비하게 자행됐기 때문이다. 과연 국가란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공동조사단 관계자도 "국가가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법적ㆍ정치적 책임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윤리적 책임조차 지지 않고 있다"며 "유해발굴에 나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의 진상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950년 7월경 대전지역 민간인 학살의 진실은 국가 공권력의 명백한 잘못이었음이 국가기관인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결과 입증됐다. 하지만 지난 2015년의 학살피해자들의 유해발굴은 정작 국가기구가 아닌 민간단체에 의해 실시됐다. 왜 국가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에 대한 유해발굴이 국가기구가 아닌 민간단체에 의해 실시돼야만 하는가?

국가가 가해자임에도 민간단체에 의해 발굴이 실시된 것은 외형적으로 볼 때 법적, 정치적으로 과거사 청산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의례적 측면에서, 현재 국가는 민간인 피학살자와 같은 죽음에 대해 국가의 의무를 수행할 근본적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5월,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발굴이 진행되는 또 다른 아픈 이유다.

홍주일보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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